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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을 선고받은 유한한 존재다”

장례지도사(장의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며

김승호 발행인 | 기사입력 2022/12/16 [11:56]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을 선고받은 유한한 존재다”

장례지도사(장의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며
김승호 발행인 | 입력 : 2022/12/16 [11:56]

▲ 대금이 영 만 은평치과 원장 치협31대 기획이사  © 김승호 발행인

 

"죽음아 주검아 굿바이"

 

                         [오늘의 수필]  대금이 영 만 은평치과 원장 치협31대 기획이사

 

어머니는 내 곁에 언제까지나 오래도록 살아계시리라 믿었다. 어머니가 안 계신 세상,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상황은 꿈에도 생각하기 싫었다.

 

그래서 ‘엄마의 노래’란 필자의 노래는 살아계신 어머니를 위한 헌정시로 썼는데, 이것을 가사로 작곡한 노래가 가수 조관우에 의해 불려지게 된 것이다.

 

‘울엄마가 불러주던/콧노래가 그립습니다/문 앞을 서성이며 밤 새우시다/주름 깊었네/모진 세월 눈물도/한 숨으로 삼키시며/한 평생 자식 위해 살아온 당신/어머니 사랑합니다/사랑합니다/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지난 해 7월 8일 뇌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해 계시다가 결국 12월 14일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나시고 말았다. 

 

이 노래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창 전해질 무렵에 92세로 고인이 된 것이다.

 

성경에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벧전1:24)’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비로소 비통한 나의 가슴에 죽음의 실체가 각인되었다.

 

누구든 죽음 앞에 예외자는 없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을 선고받은 유한한 존재가 아닌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로마에서는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외치게 했다는 ‘메멘토 모리’. 오늘은 개선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에서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델이자 패션 디자이너이며 작가인 인도의 크리시다 로드리게스는 암에 걸려 임종 직전에 사람들이 읽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1. 나는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차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나는 병원 휠체어에 앉아 있다.

 

2. 나의 집에 디자인이 다양한 옷과 신발, 장신구 등 비싼 물건이 많이 있다. 그러나 나는 병원의 하얀 환자복을 입고 있다.

 

3. 나는 은행에 아주 많은 돈을 모아 놓았다. 그러나 지금 내 병은 많은 돈으로도 고칠 수 없다.

 

4. 나의 집은 왕궁처럼 크고 대단한 집이다. 그러나 나는 병원 침대 하나만 의지해 누워 있다.

 

5. 나는 별 5개 짜리 호텔을 바꿔가며 머물렀다. 그러나 지금 나는 병원의 검사소를 옮겨 다니며 머물고 있다.

 

6. 나는 유명한 옷 디자이너였으며 계약체결 때 나의 이름으로 사인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병원의 진단 검사지에 사인하고 있다.

 

7. 나는 보석으로 장식된 머리 장식품이 많이 있다. 그러나 지금 비싼 보석을 장식할 머리카락이 없다.

 

8. 나는 자가용 비행기가 있어서 어디든 타고 다녔다. 그러나 지금은 간호사의 두 팔로 밀어주는 휠체어에 앉아 있다.

 

9. 나에겐 먹고 마시는 비싼 식품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약 먹을 물만 있다.

 

비행기, 보석, 장식품, 비싼 옷, 많은 돈, 비싼 차 등 다 있지만 지금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리하여 오직 드리고 싶은 말은, 살아가면서 타인을 도우며 유익함이 있게 하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상에서의 짧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의 행복을 위해 도움을 주며 기쁘게 살아가는 것이다.

 

2018년 9월,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눔을 갖지 못했던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메시지를 남긴 이틀 후에 그녀는 운명했다.

 

어머니를 간호하고 마침내 하늘나라로 보내드리는 과정에서 내가 새롭게 도전하고자 작정한 것이 있다. 바로 장례지도사(장의사) 국가자격증 취득이다. 

 

치과의사로서 여러 사회봉사활동을이어가는 가운데 틈나는 대로 서울기독대학교 장례지도사 과정을 이수한 것이다.

 

백년도 살지 못하는 사람이 무엇을 시시비비하며 시간을 낭비할 것인가.

아침에 눈 뜨며 새 날을 맞이하면 그저 감사한 마음을 갖고 크리시다 로드리게스의 말처럼 살아보자고 다짐해본다.

 

몇 년 전 보았던 일본 영화 ‘굿바이’를 보며 눈물 흘린 기억이 되살아 난다.

도쿄에서 첼리스트로 활동하던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갑작스런 악단 해체로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와 고향으로 돌아간다. 주인공 다이고는 연령, 경험 무관에 정규직 보장한다는 여행사에 면접을 보고 즉석에서 바로 합격한다. 그러나 여행사는 국내도, 해외도 아닌 인생에서의 마지막 여행인 죽음을 배웅하는 장례지도회사다.

 

하루아침에 화려한 첼리스트에서 초보 납관 도우미가 된 다이고. 아내도 친구도 꺼려하며 반대하는 일, 모든 것이 낯설고 거북한 일이지만 다이고는 베테랑 납관사 ‘이쿠에이(야마자키 츠토무)’가 정성스럽게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모습에 감동하며 점차 마음을 열어간다.

차갑게 식은 시신을 산 사람처럼 치장하여 영원한 아름다움을 주는 납관사의 일, 그것은 냉정하면서 정확하고 동시에 따스한 애정이 넘치는 일이다.

“아직 초보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당신의 마지막이 행복할 수 있도록……”

다이고의 자세처럼 나는 장례지도사로서 두려움 없이 따스한 시선과 손길로 죽음과 주검을 맞이하고자 한다. “죽음아, 주검아, 굿바이!”

 

대금 이영만 박사는 시인이며, 수필가, 치과의사, 작사가, 발명가, 가수 등 다재다능한 만능엔터테이너로서 (사)한국다선예술인협회(회장 김승호 박사)와 함께 문학적 가치를 위해 혼신을 다 하고 있으며, (사)한국다선뉴스 회장으로 이웃사랑과 아름다운 정보를 위해 언론인으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 2022불우이웃돕기 & 문화예술포럼에서 공로 감사패를 수상하며...  © 김승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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