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보이지 않는다
다선 김승호
보려고 애써도 보이지 않고
기다려도 끝내 오지 않은 너
밤이 되면 불빛보다 붉게 물든
입술로 세상을 야료하는 너
향기도 없이 모양도 없이
제멋대로 피고 지는 네 잎에
취한 눈 치켜뜨고 애써 교태 부리다
이리저리 부딪히고 쓰러지는 너
낮보다 밤을 좋아하고
밤보다 이슬이 좋아 흐느적거리는
어둠 속 터벅터벅 걷고 있을 너
자신보다 상대를 탓하며
부질없는 푸념 내뱉고 허전함에
부딪히고 넘어져 슬퍼할 너
밤에 피어난 네 모습에 달빛마저
넘어트리고 마는 네가 울고 있다.
2022.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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