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고양시장 뉴타운 개발 비리 의혹 폭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사실무근" 증언 나와 선거법 위반 고발 수사서 불리해져
"기존 주장 번복·사과 회피 장기화 땐 신뢰 상실 우려 증폭 우려"
[한국다선뉴스] 김승호 대기자 = 이동환 고양시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기한 상대 후보 비리 의혹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폭로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는 시청 간부들의 증언이 뒤늦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위험이 커졌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주장을 계속 고수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해당 증거를 여태껏 찾지 못한 상황에서 비리 의혹을 끌고 간다면 수사 종료 이후 신뢰 상실 위기를 맞을 수도 있어 이 시장의 고민은 한동안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 운동 때 상대 후보 공격해 피고발 상태"
국민의힘 후보인 이 시장 측은 지방선거 운동 당시 민주당 후보인 이재준 전임 시장이 덕양구 원당4구역 재개발과 관련해 대형 비리를 저질렀다고 공격했다.
원당4구역은 지하철 3호선 원당역 인근 역세권에 지하 6층, 지상 36층 아파트 1천236세대를 오는 2024년까지 짓는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이동환 후보 선거캠프는 이 지역 주택조합에 무상양도와 헐값매각 특혜를 베풀어 시에 막대한 재산 손실을 끼쳤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지난 5월 27일 시 출입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국공유지 가운데 3천709㎡를 무상으로 넘기고 8천825㎡는 건물과 토지로 나눠 처분하는 편법을 통해 매각 가격을 주변 시세의 25%로 낮춰줌으로써 688억 원의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보도자료 말미에는 "재개발지역 주택을 싸게 사들인 다음 원주민을 내쫓고 투기 세력에는 국공유지를 헐값에 매각하는 특혜를 준 셈"이라면서 " 시는 배임행위를 해명하고 조합원 명단을 조속히 공개하라"는 이동환 후보 명의의 글이 실렸다.
이에 고양시민 A씨는 "거짓으로 판명한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속여 언론에 알림으로써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이동환 시장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고발했다.
서울고등법원이 지난해 5월 원당4구역 관리처분계획 무효 확인 재판에서 토지 매각 특혜를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는데 이 시장이 이를 무시한 채 허위 사실을 공표한 만큼 처벌돼야 한다고 A씨는 주장했다.
고양시 간부들 최근 시의회서 시장에게 불리한 증언나와
이 시장은 지방선거 당선 이후 자체 감사 등을 통해 보도자료의 주장을 지금까지 입증하지 못한 채 취임 100일을 지나면서 되레 역공을 당하는 처지가 됐다.
임홍열 시의원은 지난 12일 건설교통위원회 행정감사에서 원당4구역 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비리가 있었는지 질의했다가 별다른 하자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황수연 재정비관리과장은 "국공유지 무상양도 대상과 면적 등은 도시주거환경정비법과 공유재산물품관리법 등을 토대로 여러 부서에서 협의해서 결정했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건물ㆍ토지 분리매각 논란에 대해서는 이재학 도시균형개발국장이 "감정평가가 같은 시점에 이뤄졌으므로 매각 시점을 달리해도 문제 될 게 없으며 감정평가는 시와 조합이 선정한 공인 감정평가기관이 맡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국공유지 매각 때 주변 상업지역 지가를 반영하느냐는 질문에 "감정가는 토지 면적과 모양, 도로 인접 여부 등을 토대로 결정될 뿐 주변 시세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임 의원은 "국공유지의 유무상 양도 여부를 시장이 맘대로 결정하지 못한다는사실이 확인됐으므로 원당4구역 특혜논란은 이제 정리돼야 한다"면서 이 시장은 조합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간부들의 보도자료 반박 발언이 나왔는데도 이 시장은 이날까지 기존 주장을 번복하거나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보도자료가 허위임을 인정하게 되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해 침묵을 이어가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 시장 고발 사건은 검찰에서 일산동부경찰서로 이첩돼 수사 중이며 연내에는 기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 측은 기소를 피하려고 종전 주장을 뒷받침하는 회의자료나 증언 등을 찾으려 노력하겠지만, 수사 종료 이전에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새로운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자신을 믿은 시민들이 그동안 원당4구역 사업 인가를 무효화하고 비리 공무원을 색출해 엄벌하라는 시위를 벌였는데 보도자료가 허위로 확인되면 시장으로서 신뢰를 크게 잃게 되는 것이다.
시청 앞에는 비리 책임을 지고 박원석 제1부시장과 이춘표 제2부시장이 당장 사퇴하라는 현수막을 내건 1인시위 릴레이가 지난 8월 29일부터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 이어지고 있다.
고철용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장은 전임 시장의 배임 의혹 규명을 위한 수사와 원당4구역 교통ㆍ건축 설계변경 심의자료 등을 요구하며 법원에 사업 시행계획 무효 확인 소송을 내기도 했다.
고 본부장은 24일 "원고 자격 미달로 최근 법원에서 각하 결정을 받았으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시민재산 환수를 위해 특별감사와 손해배상청구 등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식 시의회 의장도 지난달 5일 "108만 시민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원당4구역 토지 매각과 인허가 등의 문제점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감사를 시에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688억 원대 배임의 책임은 두 부시장에게 있는 만큼 신속한 진상 규명과 조치를 해달라"는 시민단체 대표들의 요청을 받고 이같이 약속했다.
한편 이 시장은 보도자료가 자신도 모르게 선거캠프에서 작성돼 배포됐다며 사실관계를 경찰에 해명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시의회 등에도 전후 사정을 자세히 알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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